한때 백화점 문이 열리기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서던 ‘오픈런’ 현상이 최근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2020~2022년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명품 브랜드의 매장 앞 풍경이, 2024년에는 한산해진 모습으로 변해버렸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본 글에서는 명품 오픈런이 사라진 배경과 소비자 심리 변화, 유통 채널 구조의 변화까지 자세히 분석해 봅니다.
1. 명품 오픈런 사라진 이유
‘오픈런’은 말 그대로 백화점 개점 시간에 맞춰 소비자들이 입장과 동시에 명품 브랜드 매장으로 달려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 현상은 특히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 트렌드와 맞물리며 급속히 확산됐습니다. 당시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자 그 비용을 명품 소비로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아지면서 인기 품목은 입고 당일 품절되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샤넬, 루이비통, 디올 등 주요 브랜드의 인기 제품은 백화점 문이 열리기도 전에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서야만 구매가 가능했죠. 그러나 2023년 하반기부터 이러한 오픈런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브랜드들의 공급 조정입니다. 이전처럼 극단적인 물량 조절 대신, 온라인 판매와 VIP 우선 제공 방식으로 전략을 전환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소비자들의 피로감입니다. ‘줄 서는 소비’에 대한 부담과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더 이상 오픈런 자체가 매력적인 방식으로 느껴지지 않게 되었죠. 마지막으로 명품 리세일 시장의 확장 역시 오픈런 감소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당장 백화점에서 줄 서지 않더라도, 동일한 제품을 중고 혹은 리세일 플랫폼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된 것입니다.
2. 명품시장 구조 변화
명품시장은 이제 더 이상 ‘현장 구매’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오픈런이 유행하던 시기에는 물리적인 매장에서의 구매가 ‘정품 인증’이나 ‘VIP 포인트 누적’과 직결됐기 때문에 백화점 현장을 찾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2023년 이후에는 브랜드 자체의 유통 전략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첫 번째 변화는 공식 온라인몰 강화입니다. 루이비통, 샤넬, 프라다 등 주요 브랜드들이 공식 홈페이지 또는 앱을 통해 인기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일부 제품은 오히려 온라인 전용으로만 출시되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VIP 마케팅’의 집중입니다. 백화점 오픈런을 주도했던 일반 고객 대상의 판매보다는, 일정 등급 이상의 고객에게만 별도로 예약 판매를 하거나 사전 알림을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되었죠. 세 번째 변화는 ‘가격 인상과 희소성 전략’의 균형 조정입니다. 무리한 가격 인상이 오히려 소비자 반발을 불러오면서, 이제는 희소성을 유지하되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명품 브랜드의 유통 전략이 변화하면서, 오픈런이라는 방식은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되었습니다.
3. MZ세대 명품 소비 방식 변화
명품 오픈런이 사라진 또 하나의 중요한 원인은 ‘소비자들의 변화’입니다. 특히 명품시장의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구매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첫째, 이들은 ‘경험’ 중심의 소비를 선호합니다. 단순히 브랜드의 인기 제품을 획득하는 것보다는, 그 제품을 구매한 과정, 사용 후기, SNS 공유 등의 경험적 가치에 더 큰 의미를 둡니다. 오픈런은 이러한 경험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피로한 구매’라는 인식을 줍니다. 둘째, 리세일 플랫폼의 확장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MZ세대는 중고라는 개념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정가 이상’의 프리미엄을 감수해서라도 원하는 제품을 더 편하게 사는 것을 선호합니다. 또한 명품 소비 자체를 일종의 ‘투자’ 또는 ‘수익 창출 수단’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셋째, 이들은 브랜드의 ‘가치 소비’ 측면을 중요시합니다. 동물복지, 친환경 생산, 사회적 책임 등의 요소를 고려해 브랜드를 선택하고, 불투명한 생산과정이나 지나친 가격 인상에는 빠르게 등을 돌리는 특징을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줄을 서서 명품을 사기보다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브랜드와 소비 방식을 택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4. 이제 오픈런은 없다
명품 오픈런의 시대는 소비자와 유통 구조, 브랜드 전략이 동시에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MZ세대의 가치 중심 소비, 브랜드의 온라인화 전략, 리세일 시장의 확장까지 복합적인 변화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앞으로 명품시장은 ‘누가 먼저 사느냐’가 아닌 ‘어떤 브랜드가 더 의미 있느냐’로 경쟁하게 될 것입니다. 명품 소비의 트렌드를 이해하고 싶다면, 오픈런 이후의 시장 변화에 주목해 보세요.